여행초보아빠의 소소한 걸음마
베트남 가족 여행 (2015.12.20~26) 3일차 본문
잠을 조금 설치고 일어난 시각이 새벽 4시.....
한국에 있었으면 아무리 경치든 뭐든 좋아도 거의 일어날 일이 없는 시각이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시간은 곧 돈이니 빨리 일어나서 일찍 움직이는게 남는거라는 생각에 잠이 달아나 버린다.
전날 숙소 길 건너 투어사를 통해 미리 예약 해 둔 사막(사구) 투어 패키지를 위한 차량이 이미 우리보다 먼저 숙소 근처에 대기 하고 있었다. 사실은 조금 더 현대식의 SUV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창문 없는 수동 Jeep 차다.
제일 먼저 이동할 곳은 숙소에서 약 30여km쯤 떨어져 있는 White Sand Dunes다.
이미 여행을 계획할 때 EBS 세계테마기행 무이네 편에서 눈 여겨 봐준 적이 있는 코스라서 아이들도 ATV와 모래 장난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었다.
해가 뜨려면 한참 남은 듯 깜깜하고 (가로등 같은건 당연히 없다.) 조용한 해변길을 40분 정도 달려 투어가 시작되는 곳에 도착 했다.
날씨는 더운 편이지만 새벽이고 겨울철이라 체감 온도는 좀 쌀랑한 편인데 투어 집결지에 도착하니 따뜻하게 차도 한 잔 주시고.....
우리 일행이 가장 먼저 도착해서 ATV라이더들과 조금 뻘쭘하게 있는 사이에 5~6대의 Jeep차량이 곳곳에서 속속 도착했다.
순식간에 불어난 투어 여행자들....간혹 한국인도 섞여 있는 것 같지만 그냥 모른척. ^^
우리는 아이들도 있고, 일행이 좀 많은 편이라서 ATV를 타는 것 보다 Jeep를 타라고 하는 둥, 금액이 애초에 투어사에서 얘기 했던 것과 다르게 말하는 둥, 조금 옥신각신 하긴 했지만 우리가 원한대로 결국 ATV 2대에 나눠타고 체험을 시작 했다.
집결지에서 5분 정도 ATV로 이동해서 ATV 라이더가 운전 하는 뒤에 한명씩 타면 사구의 가파른 내리막 언덕을 달려서 크게 몇 바퀴 돌아주면서 사진 찍는 것이 주된 재미거리이다.
사진에서는 완만해 보이지만 실제는 경사가 꽤 급하다.
혹시나 했는데 아이들도 재미있게 즐길만 하다. 아빠와 할머니를 대신해서 한번씩 더 탔다.
밤새 비가 온 후라서 모래가 약간 젖어 있는 탓에 White Sand라는 이름이 무색하지만 마르면 정말 하얗게 보인다.
사막(사구)의 일출 절경은 무슨.....애들에게는 모래 놀이와 달리기가 최고다.
해가 떠오른다. 비가 와서 해는 못 볼 줄 알았는데 참 버라이어티한 날씨다.
역시 모래 놀이는 두꺼비집 만들기가 최고.
정말 사막 같아 보인다. 바람에 실려온 모래가 이 정도로 광활하게 쌓인다니....
우리 만큼 부지런한 여행객들. 동양인들이 많은 편이다.
이 투어 패키지는 총4개의 아이템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번째가 White Sand dunes이고 (여기서 타는 ATV나 Jeep는 옵션이다.) 두번째는 Red Sand dune, 세번째는 어촌마을, 네번째는 요정의 샘이라고 불리우는 Fairy Stream 걷기다.
총 4시간이 소요된다.
White Sand dunes에서는 대략 1시간쯤 놀았던 것 같고, 나머지 코스에서는 30~40분 정도를 기다려 준다.
우리는 1코스가 끝나자마자 Jeep 기사에서 잘 봐달라고 팁을 먼저 줬다.
(안 준다고 늑장 부리는 우리를 두고 떠나지야 않겠지만, 아무리 일이지만 새벽4시에 시간 잘 맞춰서 안전하게 데려다 주고 있는 고마움도 있고 해서.....)
Red sand dunes에서 타는 모래 썰매
Red Sand Dunes에 도착하자마자 동네 꼬꼬마들이 뭐라뭐라 떠들면서 우르르 우리 차량으로 모여든다.
수줍지만 친절한 우리 Jeep 드라이버가 가방관리 잘하고 이 아이들 조심하라고 귀뜸해 준다.
당연히 여행지에서는 소지품을 조심해야 하는 것은 필수다. 아차 하는 순간에 낭패를 보는 사례를 많이 봤다.
그러나, 얘들이 필요로 하는걸 내가 갖고 있고 나 역시 아이들에게서 필요한걸 얻으려는 입장이니 그냥 거래로 보면 된다.
특별히 더 귀찮거나 두려워 할 일은 없으니까 너무 경직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우리가 이 아이들에게서 얻을 것은 바로 모래썰매다. (나도 우리 애들과 썰매를 타고 노느라 찍은 사진이 많이 없다.)
이 동네 아이들이 장사를 하는데, 60x150쯤 됨직한 얇은 플라스틱 (무슨 장판같기도...)에 양초를 발라서 태워준다.
역시나 비가 온 후라서 생각보다는 부드럽게 나가지는 않지만 나름 재미 있다.
한국에서 겨울에 비닐포대를 타고 노는 옛날 추억을 생각하면 된다.
시간 제한은 없으나 4~5번 정도 타면 질린다. ^^ 아이들이 달라는대로 다 주지 말고 적당히 협상을 하는게 좋겠다.
아이들 하는거라서 느슨해지기 쉽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우리 Jeep 드라이버 보다 더 많이 버는 것 같다. ^^;;;;
3번째 장소는 어촌 마을인데, 여긴 즐길 거리는 없이 그냥 부지런한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살짝 보는 것이다.
정말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아침에 해뜨기 직전에 하루를 시작하고 해지면 하루를 마무리 짓는......
다만, 치어들을 부분별하게 잡아들이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다. 길게 봐서 그들의 생계에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닐텐데.
특별히 항구라는 개념은 없어 보이지만 고깃배가 엄청나게 많다.
관광객들에게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들은 해산물을 사봐야 해 먹지 못하는 뜨내기들이니까....
꼭 우리나라에서 쓰는 고무다라이 (플라스틱 대야) 같이 생긴 배가 참 많다. 이걸타고 위태위태하게 고기를 낚는다.
마지막 코스는 The Fairy Stream.
황토가 잔뜩 쌓인 산을 조금씩 깎아가며 흐르는 시냇물을 따라 맨발로 걷는 코스다.
입구가 관광지 같지 않고 동네 어귀라서 좀 당황스러웠는데, 그래서 그런지 Jeep 드라이버가 몇번이고
"애들을 만나면 절대 돈을 주지 말라" 고 주의를 준다.
나름 두가지로 해석된다. 우리가 범죄 표적이 되거나 아이들이 쉽게 돈을 버는 버릇이 들까봐를 우려해서라고.....
후자를 걱정하는 어른의 노파심이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오늘 투어를 하는 일행 중에서도 우리 가족이 가장 선두였고,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가는길에는
아무도 없었다.
깊이는 발목정도지만 간혹 평평하지 않은 곳은 정강이까지도 되는곳이 있다. 혹시 모르니 맨발보다는 샌들이 좋겠다.
꽤 한참 거슬러 올라가도 끝이 없어 보였고,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20분 정도 올라 갔다가 되돌아 왔는데,
마지막에는 작은 폭포가 있다고 한다. T T
이 코스를 끝으로 숙소로 돌아와서 숙소에서 주는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애들과 약속한대로 숙소 체크 아웃(12시)전까지는 수영장에서 놀게 두었고 어른들은 짐 정리....
우리는 무이네 일정을 하루로 마치고 슬리핑 버스로 나트랑(나짱)으로 이동한다.
간밤에 온수 사정만 좋았으면 그다지 나무랄 데 없는 곳이다.
우리 애들이 수영장을 거의 전세내다시피.....
버스를 기다리며 해변에서....
숙소 앞에서....입구는 작아 보이지만 뒤로 넓은 건물들이 있다.
나트랑으로 이동하는 슬리핑 버스
슬리핑 버스....이게 참 신기하다.
일단 캐리어 같은 짐은 버스의 짐칸에 넣고 올라타면 신발부터 벗어서 비닐봉투에 넣어 갖고 들어간다.
침대와 침대사이는 당연히 비좁지만 일단 자리 잡고 침대에 들어가면 발을 쭉 뻗을 수 있고, 180도는 아니지만 누울 수 있다.
2층 침대가 총 3열로 되어 있는 구조다. 게다가 버스안에서 와이파이가 잘 잡힌다. ^^
어머니 옆에 앉은(아니, 누운) 아저씨가 코를 골아서 잠을 못 주무시는 어머니를 위해 한국에 있는 여동생과 카카오 화상통화를 연결 시켜 드리기까지 했다.
버스안에 화장실도 있어서 중간에 휴게소 들르지도 않고 4시간반 정도 달려서 나트랑에 도착.
우리가 3박 묵을 Boton 호텔에 짐을 풀고 저녁은 인터넷 검색과 구글맵, 택시를 이용하여 한국식당(김치라는...)로 이동했다.
재래시장이 밀집해 있는 곳에 있는데, 맛이 좋은 한국음식과 한국TV를 틀어놔서 아이들이 좋아했다.
모처럼, 어머니도 제대로 된(?) 식사를 하시고.....동지라고 서비스로 팥죽도 주시는 사장님. ^^
든든히 먹고 호사를 더 누려보겠다고 숙소 바로 옆 발마사지 샵에서 단체 마사지.
어머니도 남이 해주는 마사지를 처음 받아 보시고, 우리 애들은 좀 뻘쭘해 하더니 나중에는 한번 더 가자며....
호치민, 무이네의 숙소에 비해서 나트랑에서 묵었던 숙소는 우리가 머물기에 아주 좋은 조건을 갖췄다. 현대식은 아니지만,
우선 방이 무척 넓고 침대는 세개나 있었고, 응접실 공간도 충분하고 화장실도 넓다. (온수도 잘 나오고.)
우리를 제외하고 손님은 대부분 서양사람들인데 러시아 관광객이 대부분인것 같았다.
여행이 절반을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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