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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유럽]/2015_프랑스(파리)

아이와 단둘이 프랑스(파리) 여행- 다섯째날

애비야 2015. 7. 1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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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의 마지막 날.

숙소에도 체크 아웃을 해야 하는 날이어서, 주인에게 오늘 떠남을 알리고 출국 시간이 23시가 넘으니 6시 정도까지만 짐을 맡기기로 하고

캐리어와 배낭만 놔두고 아침을 먹고 숙소를 나섰다.

가족들에게 보낼 엽서를 우체국에 부치기 위해서 구글맵으로 확인한 우체국 (La poste)를 찾아 오늘의 일정과 가장 가까울만한

동네로 찾아 갔다. 골목안에 있는 우체국이 정말 맵에서 찾은 것처럼 그자리에 있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문이 닫혀 있기에 혹시 열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어 건너편 케밥집 주인에게 물었더니 10시에 오픈한다고 해서 근처 골목에서 15분쯤 

시간을 보냈다. 정확한 시간에 오픈한 우체국에서 굳이 길게 얘기 하지 않고 엽서만 보여주면서 한국으로 보낼 것이라고 얘기만 하면

알아서 우표를 챙겨준다. 정확히는 기억 나지 않지만 엽서 한 장 당 1유로 정도 했던것 같다. (이 날 보낸 5장의 엽서 중 1장을 빼고는 모두

3~4일 안에 한국에 도착했고 2주가 넘은 지금까지 1장의 엽서는 오리무중 상태이다. ^^)

 

 

 

 

구글맵에서 'post office' 나 'La poste'로 검색하면 꽤 많은 우체국을 찾을 수 있으니 숙소 주변이나 여행 동선내에 있는 가까운 우체국에서 미리 작성한 엽서를 보내거나 엽서를 구입해서 그 자리에서 작성해 보내면 된다.

마지막 날이어서 긴장이 풀렸는지, 아니면 피곤한 탓인지 지하철을 잘못 타는 일이 생기다보니 조금 지쳐서 그냥 처음으로 택시를 타고 오늘의 일정인 오르세 미술관으로 향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오전인데도 사람들이 줄을 많이 서 있지만, 어제 베르사이유에서 겪은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오르세 미술관은 루브르에 비해서 규모도 작고 아기자기하여 여유있게 관람하기에 너무 좋은 곳이다.

한국에서 루브르 박물관 전, 오르세 미술관 전을 가 본 적이 있는 아들 녀석은 이 두 곳을 이번 파리 여행에서 꼭 가야할 곳으로 정했었다.

 

 

 

 

 

 

 

각 테마와 화가에 따라 몇개의 관이 각 층으로 나뉘어져 있고, 일단 쾌적한 느낌이 아주 마음에 든다. 

물론 시간이 좀 더 지나니까 관람객들이 많아지긴 했지만......

역시 다른 곳에서처럼 내부에 푸드코트가 있어서 관람 중간에라도 언제든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데, 먹거리를 사려고 줄을 서 있다가 우리 부자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며칠동안 아들 녀석의 머리에 잘 얹혀져 있던 페도라 모자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중간에 화장실에도 간 적이 없는데 언제부터 없었는지

생각이 나질 않아서 아이폰에 찍힌 사진과 동영상을 거꾸로 돌려보니 오전에 들렀던 우체국을 중심으로 모자가 보이지 않는다.

아들은 모자를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해서 정말 아쉬워 하고 있고, 나는 고민이 된다.

우체국으로 되돌아 가서 모자를 찾아 올 것인가? (거기 있다는 보장도 없고, 우체국 closing 시간인 1시까지는 30분도 안남았다)

아니면, 다시 에펠탑으로 가서 같은 모자를 또 구입할 것인가? 18유로짜리 모자였다.

가격 대비 시간, 노력 다 따져서 그냥 새로 사는 것이 낫겠다 싶은데 녀석은 며칠간 손 때 묻은 자신의 모자가 아까운 모양이라 어느 정도 둘러 본 미술관을 뒤로 하고 택시를 타고 다시 우체국으로 향했다. 

다행히도 택시 기사가 영어가 좀 되는 분이라 사정 설명하고 구글맵을 보여주며 우체국 근처에 내려 달라고 했다.

기억을 더듬어서 골목 골목 다시 찾아간 시간이 12시50분쯤?  정말 극적으로 도착해서 몇마디 안하고 아이의 머리를 가리키고 모자를 잃었다고 했더니만 바로 가서 모자를 찾아다 주시는 직원분.  몇번씩 merci를 연발하고 나왔다.

우체국 동네 근처에서 점심을 간단히 사먹고, 이미 의욕도 조금 저하되어 다시 오르세로 돌아가자는 애초의 계획을 급 수정하여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서 파리 시내를 그냥 좀 돌아 다녔다.

녀석의 농구클럽 친구들에게 줄 선물로 흑인 아저씨 좌판에서 추가로 열쇠고리도 한 주먹 더 사고, 마지막으로 세느강과 에펠탑을 눈에 넣은 다음, 숙소 근처에서 주말에 열린다는 파리3대 벼룩 시장의 한 곳인 몽뜨레유 벼룩 시장으로 향했다.

숙소근처에 까르푸 길건너에 열리는 벼룩시장인데 규모는 상당하지만 사실 기대에는 좀 미쳤다. 대부분 중고물품이나 생활용품이기는 한데 프랑스만의 독특한 물건들은 많이 부족한 듯. 더구나 아이가 기대한 중고 장난감 같은 물건이 없어서 더운 볕을 쏘이고도 나선 우리에게 자그마한 실망을 안겨 주었다. 

숙소의 휴게실로 돌아와서 더위를 식히고 출국을 위한 짐정리도 다시하고 숙소 주인과 스텝에게 인사 하고 길을 나선다.

 

 

 

 

 

 

 

 

지하철역 가판대에서 스타워즈 코믹북(불어버전)을 하나 사서 쥐어주고, 파리로 들어올 때의 역순으로 메트로와 RER을 갈아타고 드골 공항으로 들어왔다. 23시가 넘는 출국 시간인데 19시가 되기전에 공항에 들어와 버렸다. 저녁도 먹어야 하고, 공항에서 기념품도 몇 개 더 살 생각이기도 해서.....

드골 공항은 휴식 공간도 충분하고, 여행객들을 위해 마련되어 있는 아기자기한 장소도 많아서 우리 같이 쉴 시간이 필요한 여행객들에게는 적당한 곳이다. 일찌감치 짐도 부쳐놓고, 혹시 몰라서 러시아 항공(아에로플로트) 티켓 데스크 직원에게 아이가 편하게 발을 뻗을 수 있는 좌석으로 배정을 부탁 해 놓고, 우리는 모스크바에 잠시 내려서 투어를 할 계획이니 짐은 그대로 인천으로 보내게 해달라고 거듭 거듭 얘기 해 뒀다.  (하도 러시아 항공의 수하물 분실에 대해 말들이 많은데, 우리 같이 경유 입국 하는 사람들에 해당하는 게 아닐까 싶어서.)

복잡하지 않은 밤 늦은 시간에 비행 하는 것도 나름 나쁘지 않지만 컨디션이 걱정이다. 일단 탑승과 동시에 아이와 그나마 발을 쭉 뻗고 3시간여의 숙면 모드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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