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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단둘이 프랑스(파리) 여행 - 둘째날 본문

해외여행[유럽]/2015_프랑스(파리)

아이와 단둘이 프랑스(파리) 여행 - 둘째날

애비야 2015. 7. 1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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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밤 늦은 체크인을 하고나서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무사함을 알리는 연락을 하고 (facetime) 잠자리에 들다보니

아침에 일어나는것이 쉽지 않았다.   

아이는 역시나 어른 보다는 숙면을 통한 피로 회복이 빠른지 평소 보다도 이른 시간에 일어나서 여전히 들뜬 마음으로 일정을 재촉한다.

사실 너무나 급작스럽게 잡게 된 일정이라 하루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 지에 대한 계획이 완전하지 않았다. 대략의 루트만 정해 놓고 그날의 컨디션이나 날씨나 조건에 따라 굵직한(?)곳을 위주로 다니기로 했다.

오늘의 일정은 녀석이 원하는대로 라데팡스(La defense)부터 시작한다. 4학년인 아이가 교과서에 언급되어 있다고 하는 그랑드 아르쉬(La Grande Arche)를 시작으로 샹젤리제, 개선문 등을 보러 가기로 했다.

라데팡스는 파리1존을 기준으로 정반대편에 있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도 파리라는 도시가 일단 서울의 약 1/4밖에 안되는 작은 도시인만큼 이동거리에 대한 부담은 갖지 않고 시작할 수 있다. 전날 숙소에서 건네 준 파리지도와 든든한 아이폰 구글맵만 믿고 나섰다.

그러나, 워낙 치안에 대한 우려가 언론과 인터넷에 도배가 되어 있었던만큼 첫날에는 나름 대비를 했었다. 여름 바캉스 시즌에나 씀직한 방수팩에 폰을 넣어 목에 걸고, 그 위에 반팔 조끼를 입었으며 작은 가방은 엇갈려 매고 하루종일 오른쪽 옆구리에 한팔로 붙이고 다녔다.^^

따로 카메라는 준비해 가지 않고 폰으로만 동영상과 사진을 찍었는데, 둘째날 찍은 사진과 동영상이 대략 200컷쯤, 이걸 매번 조끼를 열어서 찍어 넣기를 반복 했으니 오히려 소매치기들의 어설픈 먹이감이 되지 않았을까????

 

 

라데팡스 지역과 그랑드 아르쉬를 보러 가는 방법은 비교적 쉽다.  어디에서건 RER A을 갈아타서 "La Defense" 역에 내리면 된다. 

그리고 지하철 노선도를 찾는게 좀 번거롭다면 스마트폰 앱이 잘 되어 있는 편이니까 설치해 가면 많은 도움이 된다. (여러가지가 있는데 내 경우에는 citymapper라는 앱으로 여행 기간 내내 도움을 받았다.)

불어라고는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잠깐 배웠던 기억 밖에 없는 내게 가장 유용했던 단어 'Sortie(출구)'만 찾으면 어디서든 이 광장을 찾아갈 수 있다.

아이는 교과서에서 보았던 건축물이 반갑기 그지 없었겠지만, 사실 이곳은 너무나 현대적인 건물들과 건축물들이 즐비한 곳이라서 흔히 기대하고 있는 파리와는 좀 다른 모습이다. 

워낙 체력도 좋은 편이고 걷기도 좋아하는 녀석이라 여기서부터 개선문과 샹젤리제를 거쳐서 로댕미술관까지 걷기 시작했다.

나중에 지도를 보니까 대략 9km쯤????

여행의 첫날이고 분위기에 들뜬 덕분이긴 하지만 거금을 들여 산 나비고를 두고 사실 그럴 필요는 없었다. 눈에 보이는대로 버스든 메트로든 

그냥 타고 움직이면 된다.

 

 

 

 

개선문 주위에는 아시아 단체 관광객을 비롯하여 각국에서 온 여행객들로 붐빈다. 종종 한국어도 들리고......

개선문을 중심에 두고 횡단보도를 여러번 건넜는데도 개선문 앞으로 들어가는 지하통로를 발견하지 못했다. 

(샹젤리제 거리 방향에 출입구가 있다.)  

개선문(Triumphal arch)는 공사를 시작한 지 30년만인 1836년에 완공된 나폴레옹 1세의 공적을 기리는 건축물이다. 입장권을 끊고 지하통로를 통해서 개선문의 옥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워낙 많은 줄을 서 있어서 일단 접어 두기로 했다.

 

 

 

 

요즘 한창 자동차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아이들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두 자동차 회사 전시장으로 데리고 갔다. 메르세데츠 벤츠 전시장에서는 최근 개봉한 영화 "쥬라기 월드"에 협찬한 벤츠 자동차를 테마에 맞게 전시 해두고 그와 관련한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프랑스의 르노자동차에서는 1층은 자동차와 기념품샵, 2층은 레스토랑으로 꾸며 자동차 구입 목적을 가진 사람 뿐 아니라 일반 방문객들도 편안히 드나들 수 있게 되어 있다. 

우리나라에도 최근 이러한 콜라보 컨셉의 자동차 전시장(영업장)와 커피숍을 하나의 매장으로 꾸민 shop in shop 이 강남역 근처에 생겼다.


샹젤리게 거리에서 가장 만만한 맥도날드로 점심을 해결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매장이라서 사실 주문 자체에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자동주문 키오스크가 있어서 아주 쉽게 주문이 가능했다. 다만, 직원이 번호를 영어가 아닌 불어로 불러주는 바람에 우리를 불렀지를 알 수 없어서 영수증에 표시된 번호표를 가끔씩 들고 보여줘야 한다는게 좀.....우리나라에도 이런 시스템의 주문형태가 맥도날드 매장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걸어서 도착한 곳이 그랑 팔레 (Grand palais)와 길 건너에 있는 쁘띠 팔레 (Petit palais)다. 무엇보다 뮤지엄 패스를 먼저 구입하고 싶었는데, 그랑 팔레에서는 팔지 않는다고 했고 쁘띠 팔레는 입장 자체가 무료다. ^^ 1시간여 쁘띠 팔레만 관람하고 아이가 원하는 로댕미술관을 찾아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라고 하는 알렉상드르3세 (Pont Alexandre III) 다리를 건넜다. 이 다리가 유네스코 세계 유산이라는 건 다녀와서 확인한 내용이다.

 

패키지 여행을 온 많은 관광객들은 자전거를 단체로 빌려서 가이드의 앞장 하에 줄줄이 도로를 질주 이동을 하고 있건만, 소박하고 걷는 것을 좋아 하는 우리 부자는 여기까지도 걸어서 이동했다.사실 알렉상드르3세 다리 주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축물은 뭐니 뭐니 해도 앵발리드(Hôtel des Invalides)다.

군사박물관,현대사 전시관 등 주요박물관이 있고 무엇보다 나폴레옹 1세의 무덤이 있는 곳이라 많은 여행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이번 여행에서 가장 후회 되는 것이 이곳을 겉에서만 보고 지나쳤다는 것이다. T T

 

 

오히려 로댕 미술관은 내부가 공사 중이라서 주변 조각작품과 공원에서의 휴식, 그리고 기대한 뮤지엄 패스를 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는 것만 소득일뿐이었다. 뮤지엄 패스는 2일권,4일권,6일권이 있다고 하는데 구입 후 처음 사용 날짜를 수기로 기입하면 그로부터 해당 기간까지 쓰는 비교적 아날로그!!! 적인 형태다.

4일권으로 56유로를 주고 구입했다. 어차피 아이들은 거의 모든 박물관, 미술관이 무료입장이니 (프랑스가 좋은 이유 중 하나.) 보호자만 구입하면 된다. 자꾸 비교해서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성인의 절반 혹은 이상이거나 오히려 아이들이 비싼 경우도 있는데.......

 

     앵발리드를 바라보고 왼쪽으로 돌아서 좀 걷다보면 이렇게 미술관을 발견할 수 있다.

 

 

시내 버스를 타고 4,5정거장 쯤 이동해서 에펠탑 근처로 갔다. 파리 시내 대부분 장소에서 에펠탑을 볼 수 있는데, 바로 눈 앞에서 보는 에펠탑은 그 웅장함이 남다르다. 건축 당시 도시의 흉물이라고 했던 사람들은 다 어디 갔는지.....좋기만 하구만.

듣던대로 에펠탑 주위에는 엄청나게 많은 흑인들이 에펠탑 모형과 셀카봉을 들고 다니면서 팔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주의 하라던 경고와는 달리 거절의 의사만 밝히거나 무시하면 적극적으로 호객 행위는 하지 않는다. 실제보다 과장 되어 소개된 바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경찰과 군인들이 많이 배치 되어 있는 탓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파리에 있는 동안 매일 같이 외교부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프랑스 대테러 경보단계 최상급 유지 중, 신변 안전에 각별한 주의 요망."

오히려 경찰,군인 병력이 각 관광명소에 많이 배치되어 있어서 우리는 안심하고 다닐 수 있었던게 사실이다. ^^;;

 

 

 

 

어느 나라 관광지든 있는 이동상인들과 각종 탈 것들이 즐비하게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으나, 불쾌 하게 하거나 귀찮게 하는 그림은 그다지 보이지도 겪게 되지도 않았다. 다 사람 사는 동네니까.....

근처 기념품 가판대에서 파리 관광객 티를 팍팍 낼 수 있는 페도라 모자를 하나 사주고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세느강 유람선을 타러 바토무슈로 향했다. 

세느강은 아름답기는 하지만 한강에 비해 한참 폭이 좁은 강이라 도강을 하기 위해 다리를 도보로 건너 다니는 것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역시나 바토무슈 선착장에는 대형 관광버스를 앞 세운 인도,중국 관광객들이 무더기로 행진을 하고 있었다. 단촐한 우리는 재빨리 자동티켓 발매기로 가서 티켓을 구입했다. 드물게 한국어도 메뉴를 선택 할 수 있어서 아주 쉽다. (신용카드의 비밀번호만 기억하고 있으면 된다.)

 

 

 

 

 

 

 

 

주로 불어와 영어로 가이드 방송이 나오지만 일부는 중국어와 한국어 방송도 들을 수 있다. 이미 도보로 오전,오후 둘러 본 곳이지만 설명을 듣고 다시 보게 되는 것도 괜찮았다. 더구나 다음날 일정에 포함될 루브르 박물관이나 노틀담 성당도 미리 볼 수 있고....

1시간여의 투어를 마치고 제자리로 돌아와서 숙소의 저녁식사 시간에 맞추어 돌아왔다. 이미 오후 6시 즈음이 되니 아이는 시차적응이 안되는 탓인지 말도 없어지고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한국 시각으로는 자정이 넘는 시간이다.)

다음날부터는 도보는 좀 최소화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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