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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단둘이 프랑스(파리) 여행 - 넷째날 본문
오늘의 일정은 크게 두가지, 베르사이유와 몽마르뜨로 정했다. 베르사이유는 우리 숙소를 기준으로 최소한 1시간 이상을 갔다 와야 하는 곳이고 해서 다른 일정을 포함하지는 않았다.
숙소에서 출발한 9호선의 종점인 "Pont de sevre"역까지 45분쯤 걸렸다. 거기서 나와 171번 버스를 타고 또 30분쯤 가면 베르사이유 궁전에 닿을 수 있다. 파리에서 버스는 15분 이상 타 본적이 없어서 혹시 내릴 곳을 정확히 찾을 수 있을까 싶어 이동 내내 버스의 목적지를 표시 해 주는 전광판을 주시 해야만 했다.
참고로 시내 버스들은 우리나라 버스들과 타는 방식이 거의 같다. 앞쪽으로 타면서 버스표나 태그용 카드를 찍고 내릴 때 버스 내 버튼을 눌러서 내릴 의사를 표현하고 버스 중간 문으로 내리는......다음 목적지 표시 전광판이 음성 안내를 대신한다는게 다르다.
이제까지 본 입장객들 중 가장 많은 줄을 서 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100미터쯤 되는 줄이 5~6 겹 쯤?
날씨는 유난히 덥고 그늘 하나 없는 곳에서 거의 한시간을 서 있고서야 입장 할 수 있었다. 여기서는 뮤지엄패스의 내공도 소용이 없는 곳이다.
그런데.......베르사이유의 동선에 대한 사전 지식이 부족했던 나는 아이를 데리고 두리번 거리다가 잘못하여 베르사이유의 정원쪽으로 나가게 되었다. 나중에 확인 해 보니 분명 그곳에 Sortie 표시가 있었는데 그걸 보지 못했던거다.
그때까지도 인식하지 못하고 궁전 내부는 정원을 둘러보고 들어가자는 생각에 정원의 광경에 넋을 잃어 구경했었다.
날이 더워서 이제 실내로 들어가려는 찰나 다시는 들어갈 수 없는 입장이 되어버렸다는걸 알았다. 관리자에게 사정도 해 보았지만 원칙적인 답변만....."줄을 서시오". 패스가 있으므로 표는 다시 끊을 필요가 없지만 다시 한시간 가량을 땡볕에 줄을 서서 기다릴 수는 없어서 일단 정원과 그 주변을 감상하는 것으로 하고, 궁전 전체를 투어 하는 열차표를 끊어서 미니 열차에 올랐다.
이 열차의 요금은 어른 7.5유로, 어린이는 공짜다. 참 어린이를 위한 배려가 훌륭한 나라다. 박물관이나 문화재 관람에 어린이를 부담없이 데려갈 수 있는 환경이 부럽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대부분 어린이 요금이 성인의 50%이상이거나 어떠한 경우는 성인 이상인 경우도 많은데, 프랑스는 아이에게 입장료를 받는 경우는 상업적인 것 외에는 드문 것 같다.
정원 전체를 둘러 보는데도 꽤 많은 시간이 든다. 워낙 넗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간에 내려서 휴식도 취하고 정원 곳곳을 둘러보게 되는데 우린 아직 실내를 들어가 보지 못했다는 조급한 마음에 우선 이 열차만으로 둘러보기로 하고 입장객들이 좀 줄어드는 틈을 이용해서 재입장을 하기로 했다.
다행히도 열차 탑승이 끝나고 매표소 광장으로 나갔더니 입장객들이 20~30미터도 채 안되게 줄 서 있었다. 재빨리 재입장을 해서 내부를 처음부터 관람하기 시작한다. (내일 다시와야 하나? 그냥 베르사이유 겉핧기로 만족해야 하나의 기로에서 한줄기 빛이 보인 순간이다.)
여행을 시작하기전 EBS 세계테마기행 파리편으로 미리 보았던 거울의 방이니, 마이 앙뜨와네트의 침실 등을 실제로 관람하고 복잡한 궁전 내부를 이러저리 기웃거렸다. 문화재에 대한 보존이 참으로 잘 되어 있는 곳이다.
위의 나폴레옹 대관식 그림은 어제 루브르에서도 봤던 같은 그림인데, 어떤 것이 진품인지 잠시 혼란스러웠다.
(검색 결과, 두 그림은 등장인물에 차이점이 있는 약간 다른 그림이라고 한다. 작품의 가치를 진짜냐 가짜냐로 구분하는 내 무지함을 반성)
루브르와 마찬가지로 베르사이유에도 관람객들을 위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거창한 레스토랑은 아니지만 별관쯤 해당하는 건물안에 푸드코트가 있다.
샌드위치류로 점심을 해결하고 밖으로 나와서 왔던 길을 되짚어 메트로 역으로 왔다.
여기서 개인적인 팁~!
베르사이유는 차라리 오후 일정에 가는 편이 줄을 서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겪을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아침 일찍 이곳에 오는데 오히려 우리가 관람 모두 마치고 나갈때는 입장객들이 정말 적었다.
물론, 베르사이유를 넉넉한 시간을 갖고 천천히 모두 둘러 보겠다는 하루 종일의 일정이라면 당연히 오전에 와야 하겠지만.....
다음 목적지인 몽마르뜨로 가기위해 여기서 전철을 두 번 갈아타고 Blanche역에서 내렸다. (좀 더 가까운 전철역이 두 군데 있다. Abbesses와 Anvers...하나는 또 갈아 타야 하고, 하나는 두 정거장 더 가야 하는데 파리 전철로 한 두정거장 쯤은 걸어도 갈만하다.)
Blanche역에 내리면 바로 길건너에 그 유명한 물랑루즈 클럽을 볼 수가 있다. 사실 이 동네가 프랑스의 유명한 환락,유흥가라고 한다. 훤한 대낮이기도 해서 그런지 그냥 평범한 파리의 동네처럼 오히려 파리 한복판 보다는 더 프랑스스러운 동네 같아서 좋았다.
(물랑루즈는 살짝만 보고 그 반대쪽으로 이동해야 몽마르뜨로 갈 수 있다.)
"언덕"이라는 명칭 답게 계단과 오르막길로 계속 올라야 한다. 우리 부자는 여행 내내 어려운 길을 택해서 가는 것에 익숙하다.
사크레퀴르 성당까지 쉽게 가는 이동수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리를 직접 걷는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중간에 방향을 잃어 길가는 젊은 아기 엄마와 아주머니에게 손짓 발짓으로 길도 물어가며.....여기 살면서 숱한 관광객들의 길물음을 당했을텐데도 다들 정말 친절하게 (불어로 ^^;;) 가르쳐 준다.
또한 이곳은 소매치기와 흑인들의 팔찌 강매로 악명 높은 곳이라고 해서 많은 파리 여행 코스 중에서도 여행객들이 엄두가 안나서 빼놓기도 한다고 했다. 나 역시 한국에서 루트를 정할 때 "상황봐서 갈 지 말지 판단할 곳"으로 정해 놓은 곳이었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안 갔으면 정말 후회할 곳이다.
거리도 너무 예쁘고, 사람들도 친절하고, 무엇보다 땀 흘리고 걸어 올라간 후에 떡 하니 반겨주는 언덕의 바람과 샤크르퀘르 성당의 위용.....
음료수를 사먹으로 들어간 근처 편의점 직원의 세심한 친절까지도 기분 좋았다.
그러나 위의 사진에도 찍혀 있듯이 무장한 군인들과 경찰들이 약간의 긴장감을 전해 주고는 있었는데, 그렇기에 오히려 잡범죄자들에 대한 걱정은 줄어드니 관광객들에게는 긍정적일 수도 있다. 평소 다른 곳에서는 낯 모르는 사람들에게 핸드폰을 맡기고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기 그렇지만 오히려 이곳에서는 마음이 편해 짐을 느꼈다. 사진 찍어 달라고 부탁하는 커플들의 사진도 정성껏 찍어주고 성당 내부로 들어 갔다.
아, 이곳에서는 사진 촬영이 절대 금지다. 하지 말라고 하는데도 꼭 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더라. 하지 말자.
몽마르뜨를 떠날 때는 곤돌라인지 트램인지 정체가 모호한 탈 것을 타고 언덕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 우리가 가진 나비고로 탑승할 수 있으니 이 또한 즐거운 일이다.
메트로를 타고 개선문 야경을 보기 위해 다시 샹젤리제 거리로 왔다. 몇 군데 샵에 들어가 구경도 하다가 거리에 있는 피자레스토랑에서
나폴리 피자와 스파게티를 시켜 저녁을 해결했다.
제대로 된 외식은 처음 주문해 보는 것이기도 했는데, 메뉴판에 영어로 표기되어 있기도 하고 음식의 재료가 자세히 나와서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피자 맛은 많이 짜다~
저녁까지 먹었음에도 아직 해가 지지 않는 낮이 참으로 긴 나라다. 9시 가까이 되었는데도....
버스를 타고 콩코드 광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아들은 길에서 사준 바람개비를 쏘아 올리며, 나는 파리 시내를 돌아 다니는 람보르기니, 페라리, 카마로 같은 수퍼카들을 구경하며 (관광객들이 렌탈하여 돌아 다니는 렌트카인 경우가 많다.) 해가 질 때까지 쉬었다.
콩코드 광장은 그 유명한 마리 앙뜨와네트의 단두대 처형 장소로 유명한데, 현재 공사 중이어서 중앙 분수대가 있는 곳으로는 못 들어 가게 되어 있었다.
버스를 타고 개선문에서 내려서 조명이 들어온 개선문을 보고 부랴부랴 숙소로 복귀. 여행 막바지에 이르니 많지 않은 곳을 둘러 봐도 체력이 좀 저하되는 느낌이 든다. 날씨도 생각 했던 것 보다 덥고 전철 이동도 그리 쉽지 만은 않고, 무엇보다 아직 체력이 왕성한 11살짜리 아들래미를 데리고 다니는게 만만한 일은 아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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